바람을 향해 흙을 던짐

세존께서 녹자묘정사에 계실 때의 일입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신 세존께서는 성안에 들어가고 있노라니까 어떤 한 바라문이 성큼 성큼 다가 왔습니다.

이 바라문은 세존께서 가까이 이르자 큰소리로 욕을 퍼부었습니다.

평소에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었나 봅니다.

그러나 세존께서는 태연하게 걸음을 계속하셨습니다.

욕하는 소리가 한마디도 들리지 않는듯이 태연하게 걸어 가시는 세존을 보자, 바라문은 더욱 화가 치밀어 땅바닥에 있는 흙덩이를 집어서 세존을 향해 힘껏 내던졌습니다.

그러자 마침 바람이 일어 세존 쪽에서 바라문에게로 향해 휙 불었습니다.

던진 흙이 뽀얗게 먼지를 일구어 그의 얼굴을 뒤덮었습니다.

그는 당황하여 어쩔줄 몰라 쩔쩔 맸습니다.

세존께서는 그 꼴을 보시고 조용히 게송으로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까닭없이 악한 말을 내뱉고 욕설을 퍼부어 깨끗하고 더러움 없는 이를 더럽히려 한다면, 그 악은 도리어 저에게로 돌아가리라 비유컨데 흙을 들어 남에게 던진다면은 바람에 거들리어 스스로를 더럽힘 같다."

세존의 가르치심을 들은 바라문은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자기의 잘못을 깨달은 것이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잘못했습니다. 세존께 그런욕설을 퍼부은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