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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와 도깨비 [동화원고]

관리자 | 2009-08-13 | 19571

원숭이와 도깨비

 

 

옛날에 아주 예쁜 공주님이 있었습니다.

 

공주님의 아름다움은 이 세상에서 제일이라는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산속에 사는 도깨비가 이 소문을 듣게 되었습니다.

 

도깨비는 침을 꿀꺽 삼키면서 공주님을 훔쳐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도깨비는 지붕으로 숨어들었습니다.

 

공주님은 뜨락에서 재미있게 뛰어 놀고 있었습니다.

 

도깨비는 지붕위에 엎드려 밤이 오길 기다렸습니다.

 

공주님의 둘레에는 사람들이 많아 낮에는 도저히 훔쳐갈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뉘엿뉘엿 땅거미가 내리고 해거름이 되었습니다.

 

그때 도깨비의 귀에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렸습니다.

 

"공주님 해거름이 되어갑니다. 그만 들어가지요. 해걸름이 오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답니다. 해거름이 정말 무서워요."

 

도깨비는 깜짝 놀랐습니다.

 

'해거름이란 놈이 무엇일까? 아마 그 놈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놈인 모야잉지 나도 정신 바짝 차려야겠구나. 그렇지만 그놈이 어떻게 생겼는지 긍금한데.....'

 

도깨비는 마굿간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씩씩한 말로 변해서 밤이 오길 기다렸습니다.

 

밤이 되었습니다.

 

도깨비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는데.......

 

'해거름이란 놈이로구나 큰일났구나'

 

도깨비는 있는 힘을 다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미친듯이 달리는 말위에서 시커먼 사내는 힘껏 고삐를 잡고 늘어졌습니다.

 

어느덧 숲이 우거진 산속에 이르렀습니다.

 

발밑에 깊숙히 파인 구덩이가 있었습니다.

 

도깨비는 힘껏 몸을 흔들어 등위의 사내를 구렁 속에 떨어뜨렸습니다.

 

도깨비는 구렁위에 쭈그리고 앉아 가쁜 숨을 몰아 쉬었습니다.

 

그때 원숭이가 다가 왔습니다.

 

"도깨비 영감, 여기서 뭘하는 거죠?"

 

도깨비는 한숨을 내쉬며 이마의 땀을 닦았습니다.

 

"말도 말아, 말도 말아...."

 

도깨비는 다시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저 소문난 공주님말야. 그 공주님을 훔쳐 가려고 궁전으로 숨어 들었지 않겠어. 그런데 어떤 사람들이 해거름이란 놈이 이 세사에서 제일 무섭다는 거야 그래서 그놈이 어떻게 생겼나 구경이나 하려고 마굿간에 숨어 있었지. 그랬더니 과연 무서운 놈이더군. 말로 변해서 숨어 있는 나를 어떻게 알아봤는지 날쌔게 내등 위에 달라 붙지 않겠어. 정말 혼났어. 그놈을 간신히 이 구렁텅이에 떨어 뜨렸지."

 

원숭이는 낄낄 웃었습니다.

 

"에이..영감두...그런 거짓말이 어디있어요?"

 

"뭐야 그럼 내가 거짓말을 했단 말야?"

 

도깨비와 원숭이는 서로 다투기 시작했습니다.

 

"좋아요. 그럼 내가 알아 볼께요."

 

원숭이는 꼬리를 구렁 속에 집어 넣었습니다.

 

시커먼 사내는 구렁 속에서 이제는 죽었구나 생각하고있었습니다.

 

그런데 위를 쳐다보니 무슨 줄이 내려오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살았구나'

 

사내는 힘껏 줄을 잡고 늘어졌습니다.

 

깜짝 놀란 원숭이는 힘껏 꼬리를 흔들었습니다.

 

사내는 흔들리는 줄을 더욱 세게 붙잡았습니다.

 

원숭이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 올랐습니다.

 

그러다가 원숭이 꼬리가 끊기자 원숭이는 죽을 힘을 다하여 나무위로 뛰어 올랐습니다.

 

사내는 원숭이 꼬리와 함께 구렁 속으로 떨어졌습니다.

 

이것을 보고 있던 도깨비는

 

'과연 해거름이란 놈은 무서운 놈이로구나'

 

중얼거리며 멀리멀리 달아났습니다.

 

가지에 매달려 있는 원숭이의 궁둥이는 잘 익은 사과처럼 빨갰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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