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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북 [동화원고]

관리자 | 2009-08-12 | 19740

하늘의 북

 

 

옛날 중국의 이야기입니다.

 

아주 깊고 깊은 산속, 사람도 다니지 않는 숲속에 외딴집이 한채 있었습니다.

 

그 집에는 피리 불기를 좋아하는 장서방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피리를 부는 것이 가장 즐거운 낙이었습니다.

 

부인 진씨는 바느질을 하면서 언제나 피리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기뻐하였습니다.

 

"당신 피리 소리는 참으로 아름다워서 눈물이 나려고 합니다. 제가 북이라도 칠줄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겠어요."

 

라고 말하였습니다.

 

"이제 곧 아이를 낳을테니까, 그 뒤에 연습을 해보지."

 

하고 장서방은 말하였습니다.

 

부인 진씨는 곧 아기를 낳게 되었습니다.

 

장서방은 숲 저편의 넓은 못이 잘 보이는 언덕 위에 올라가 풀섶에 앉아서 피리를 불었습니다.

 

"삐삐 닐릴여 삐삐 닐라라."

 

진시는 멀리서 들려오는 피리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참으로 고운 소리였습니다.

 

그 때 어디선지 그 피리소리에 맞추어서

 

"둥당 둥당 두둥둥"

 

하고 커다란 북소리 작은 북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누가 치고 있을까?

 

강하게 약하게, 가락을 잘 맞추어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북소리였습니다.

 

"아, 참 아름다운 북소리다. 지금까지 이렇게 아름다운 소리는 들어보지 못하였다. 마치 하늘의 선녀가 치는 음악 같구나."

 

진씨는 눈을 지그시 감고서 혼잣말을 하였습니다.

 

"삐삐 비비 닐리리 닐리리야"

 

장서방도 열심히 피리를 불고 있었습니다.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피리만 불고 있었습니다.

 

북소리와 피리 소리가 어우러져서 한참 동안 계속되고 있는데,

 

"응아, 응아!"

 

하고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옆에서 남편이 싱글벙글 웃고 있었습니다.

 

진씨는

 

"휴우!"

 

하고 안심하였습니다.

 

지금까지 들은 북소리는 꿈에 들은 것이었습니다.

 

장서방은 진씨의 꿈 이야기를 듣고 기뻐하면서,

 

"그것은 좋은 꿈이오."

 

하고 고개를 끄덕끄덕 하면서 무엇인지 고목히 생각하고 있더니,

 

"그렇지! 좋은 이름이 생각났다."

 

하고 커다란 소리로 말했습니다.

 

"하늘에서 북소리가 들여왔으니 아기 이름을 천고라고 하면 어떨까?"

 

"천고! 아 참 좋은 이름이예요. 이 아이가 그 이름과 같이 북을 잘 치게 되면 얼마나 좋겠어요."

 

이렇게 대답하면서 진씨는 꿈속에서 들은 아름다웠던 북소리를 생각하고 가슴이 설레었습니다.

 

천고는 어릴 때부터 북을 가지고 놀았습니다.

 

아무에게도 배운 일이 없건만, 아무리 어려운 곡이라도 잘 맞추어서 북을 칠 수 있었습니다.

 

천고는 열다섯 살이 되었습니다.

 

뒷산 언덕 위에서 못을 내려다보면서, 아버지 피리소리에 맞추어 북을 치는 것을 좋아하였습니다.

 

아버지가 닐리리 하고 피리를 불면, 천고는 장단에 맞추어 두둥하고 북을 치는 것이었습니다.

 

그 맑은 북소리는 못물에 울려서 더욱 미묘한 소리를 내었습니다.

 

멀리 울려 퍼져서, 먼 산 봉우리에서 봉우리로 잇달아 메아리져 갔습니다.

 

어느 날, 임금님이 이 북소리를 들었습니다.

 

임금님은 성안 제일 높은 누각에서 멀리서 들려오는 북소리 피리소리를 들으셨습니다.

 

임금님은 악기 모으기를 즐겨하시는 분이었으므로, 진귀한 악기를 많이 모으셨습니다.

 

이렇게 음악을 좋아하는 임금님이었으므로, 아름다운 북소리도 금방 알아들으셨습니다.

 

"야, 저 북소리는 참으로 훌륭하구나. 내 북소리와는 비길 수도 없을 만큼 좋은 소리다. 어떻게 해서든지 저 북을 내가 가져와야겠다."

 

임금님은 곧 신하는 시켜서 그 북소리 나는 집을 찾게 하였습니다.

 

임금님의 신하는 마침내 천고의 집을 찾아내었습니다.

 

"네가 가지고 있는 북을 임금님께서 가지고 싶어하신다. 돈은 얼마든지 줄 터이니 그 북을 팔아라."

 

친고는 대답하였습니다.

 

"아무리 많은 돈을 주신대도 이 북만은 내어놓을 수가 없습니다."

 

"아, 그러냐. 임금님의 명령인데도?"

 

"네, 어떤 분일지라도 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북은 치는 사람의 마음에달렸습니다. 아무나 친다고 좋은 소리가 나는 것은 아닙니다."

 

천고의 아버지 어머니도 나와서 입을 모아 말하였습니다.

 

"아무쪼록 용서해 주십시오. 이 북은 천고가 제 생명처럼 아끼는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신하는 도저히 안되겠다는 것을 알고 성으로 돌아가 임금님께 보고하였습니다.

 

임금님은 친히 천고의 집에 오셨습니다.

 

임금님이 오셨으므로, 아버지와 어머니는 황송하여서 천고에게,

 

"천고야, 이리 나오너라. 임금님께서 오셨다."

 

하고 불렀습니다.

 

그러나 집 안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천고야!"

 

하면서 어머니와 아버지는 허둥지둥 집안팎을 찾았습니다.

 

지금 까지 있었던 천고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천고야, 어디 있느냐!"

 

그러나 천고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천고는 혼자서 뒷동산에 와 있었습니다.

 

임금님의 마차 소리를 듣고, 북을 옆에 끼고 몰래 집을 빠져나왔습니다.

 

임금님의 신하들이 잡으러 왔을 때는 풀위에 북만이 남아있었습니다.

 

천고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못은 그 날부터 까닭도 없이 사나운 파도가 일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매일 매일 비가 왔습니다.

 

하얀 파도만이 소리를 낼 뿐이었습니다.

 

그래도 장서방은 못 위 언덕에서 비를 맞으면서 피리를 불었습니다.

 

피리소리가 나는 동안만은 억센 파도가 가라앉았습니다.

 

아버지가 가만히 귀를 기울여서 들으니, 물속에서 천고가 치는 북소리가 두둥 두둥둥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한편, 천고의 북을 가지고 간 임금님은

 

"야, 훗"

 

장단 소리를 내면서 북을 쳐보았습니다.

 

"픽 픽"

 

하고 보통 가죽을 때리는 소리가 날 뿐이었습니다.

 

임금님은 다시 쳐보았습니다.

 

"픽 픽 피식"

 

임금님은 힘을 다해서 다시 또 쳤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쳐도 천고가 치던 그 아름다운 북소리는 나지 않았습니다.

 

온 나라에서 북 잘 치는 명인을 불러다가 번갈아 치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북소리는 나지 않았습니다.

 

임금님은 할 수 없이 북을 창고 속에 집어 넣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기분이 언짢았습니다.

 

어떤 날 임금님은,

 

'옳지, 천고의 아버지를 불러서 북을 쳐보라고 해야겠다. 그러면 좋은 소리가 날지 모르지.'

 

하고 생각하였습니다.

 

"임금님, 저는 피리 불기를 좋아합니다. 북을 칠 줄 모릅니다. 그리고 천고의 북은 천고가 아니면 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천고가 죽은 뒤 날마다 못가에 가서 피리를 불고 있습니다. 그러면 물 속에서 북소리가 '둥 둥' 하고 들려옵니다. 임금님 앞에서는 늘 하듯이 피리를 불어 보겠습니다. 혹시 북소리가 들려올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말한 아버지의 눈에는 눌물이 글썽글썽 하였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피리를 손에 들었습니다.

 

"삐 삐 닐리리여 날날라리려"

 

피리소리는 구성지게 울려퍼졌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조용히 듣고 있었습니다.

 

그때,

 

"둥둥 두둥 둥당"

 

앞에 높여 있던 북에서 저절로 소리가 났습니다.

 

피리 소리에 맞추어서 북소리가 나는 것이었습니다.

 

옆에 늘어서 있던 사람들은 이 소리를 듣고 감동이 되어서 저절로 눈물이 뺨으로 흘러내렸습니다.

 

임금님의 눈에도 눈물이 괴었습니다.

 

음악이 끝나자, 임금님은 일어나시어 장서방 옆으로 오셔서 말씀하셨습니다.

 

"고맙다. 나는 덕분에 사람의 마음으로 돌아올 수가 있었다. 너희들 부자를 괴롭혀서 미안하다. 그러나 나의 사나운 마음을 너희들의 아름다운 음악으로 다 씻어 주었다. 이 답례를 부엇으로 가아야 하겠느냐?"

 

"임금님, 그 말씀에 천고도 반드시 기뻐할 것입니다."

 

하고 아버지도 기뻐서 울었습니다.

 

임금님은 곧 온 나라의 거룩한 스님들을 다 불러다 천고가 없어진 못 가에서 경을 읽게 하였습니다.

 

경전을 읽는 소리가 가득히 퍼져갔을 때, 천인이 된 천고가 북을 가지고 물 위에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을 향해서 웃으면서 북을 쳤습니다.

 

천고의 어머니는 얼마 안되어서 또 아기를 낳았습니다.

 

그 아이는 이상스럽게도 천고와 똑같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그 아이는 결코 북을 손에 들지 않았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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