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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곳간 [동화원고]

관리자 | 2009-08-10 | 21234

부처님의 곳간

 

 

옛날, 인도에 가난한 할머니가 살고 있었습니다.

 

할머니에겐 단 한 명의 자식도 없었습니다.

 

그러니 편안하게 살려면 돈이 필요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또 저녁이면 다음날 아침까지 돈 벌궁리에 열중했습니다.

 

우유 파는 걸 생각해 냈습니다.

 

소를 많이 기르는 목장에 가서 우유를 통에 가득히 사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가져온 우유통에다 약간의 물을 탔습니다.

 

그렇게 하면 세 홉의 우유가 네 홉쯤 됩니다.

 

이 우유를 집집마다 팔고 다녔습니다.

 

할머니로 부터 우유를 사서 마신 사람들은 그저 조금 묽다고 생각하는 정도였습니다.

 

어느날, 항상 할머니에게서 우유를 사고 있는 영감님을 길에서 만났습니다.

 

"할머니네 우유는 좀 묽은 것 같지 않소? 어쩐지 그런 느낌이 든단 말이야."

 

할머니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아니예요. 그럴리가 없어요. 내가 파는 우유의 암소는 훌륭한 흰소란 말이예요. 그 암소의 젖통은 당신네 뚱보 마나님의 궁둥이보다 세배나 더 크고 멋이 있어요. 거기서 나오는 우유는 영양분도 굉장하다고요."

 

할머니는 시침을 뚝 떼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남에게 단 한번도 거짓말을 해 보지 못한 영감님은  할머니의 말을 그대로 믿었습니다.

 

만나는 이웃 사람들에게도,

 

"그 할머니가 파는 우유는 보통 소의 젖이 아니래요. 부처님의 사자라고 하는 흰 소의 젖이래요."

 

하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리하여 이집, 저집 할머니의 우유는 더 많이 팔렸습니다.

 

인도에서는 흰 소를 매우 소중히 여기기 때문이었습니다.

 

몇 년이 지나는 동안, 할머니는 많은 돈을 모으게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이 박힌 금 귀걸이를 샀습니다.

 

어느 날, 할머니는 친구네 집에 갔습니다.

 

귀걸이를 자랑하러 간 것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곳에 이르렀습니다.

 

시냇물을 뛰어 넘으려는 순간, 어찌된 일인지 귀걸이가 귀에서 빠졌습니다.

 

퐁당!

 

놀란 할머니는 떨어뜨린 귀걸이를 주으려고 물속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러나, 귀걸이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금방 떨방 떨어뜨렸는데 흔적조차 없었습니다.

 

차츰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는 엉엉 소리내어 울고 말았습니다.

 

바로 그때입니다.

 

히말라야산의 기슭에 살고 있는 선인이 내려왔습니다.

 

어쩌다 산에서 마을로 내려오면 마을 사람들은 야단법석입니다.

 

산 부처님이 오시기라도 한 것처럼 말입니다.

 

선인의 손이 닿으면 어떤 병이든지 낫고, 아무리 먼 곳까지도 볼 수가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선인의 발 밑에 달라붙으며 애원했습니다.

 

선인은 가엾은 눈길로 할머니를 내려다 보고 있었습니다.

 

"할머니! 당신의 귀걸이는 본래로 돌아갔습니다."

 

"본래로 돌아갔다니요? 그게 무슨 말입니까?"

 

"할머니의 돈은 물을 타서 번 돈이 아니었습니까? 그러니까 귀걸이는 본래의 물로 되돌아 간 것입니다. 지금 거기 물이 되어 흐르고 있지 않습니까?"

 

얼음물을 끼얹듯 할머니는 깜짝 놀랐습니다.

 

선인은 우유 속에 물을 섞어 판 것을 어떻게 알고 있었을까요?

 

선인은 할머니의 등을 정답게 쓸어주면서,

 

"할머니, 사람이 가지는 것으로 돈이나 보석처럼 형체가 있는 것은 쓸모없는 것입니다. 남모르게 우유속에 물을 탄 것처럼, 이번에는 남모르게 좋은 일을 하십시오. 흰소라고 거짓말하여 남을 속인 죄 값으로 이번에는 누구에게나 친절을 베푸십시오. 그렇게 하면 할머니가 하신 일은 한푼도 틀리지 않고 부처님의 곳간으로 들어갑니다. 부처님의 곳간에 들어가면 도둑을 맞거나 물속에 사라지거나 하는 일이 없습니다. 귀걸이보다 소중한 것이지요."

 

이렇게 타이르고 난 선인은 산쪽으로 돌아갔습니다.

 

그 후부터 할머니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아침에 눈을 뜨고 대문을 열어보면, 문 앞이 말끔하게 청소되어 있었습니다.

 

병자가 있으면 간호를 해 줍니다.

 

돈을 주어도 부처님의 곳간에 맡기는 보물이 줄어든다면서 절대로 받지 않았습니다.

 

집을 보아 주었습니다.

 

심부름을 해 주었습니다.

 

"할머니, 이것 좀 해주셔요."

 

"할머니만큼 마음 좋은 분은 없어요."

 

마을 사람들은 할머니를 부처겨 가면서 부려먹었습니다.

 

그럴수록 할머니는 기뻐했습니다.

 

부처님의 곳간이 가득가득 쌓여 갈 것을 생각하고 흐뭇한 마음이 되었기 때문이지요.

 

"이 할머니는 보통 사람이 아니야!"

 

"암 그렇고 말고, 너무 고마우신 분이야!"

 

마을 사람들은 점점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여러 가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방을 만들어 놓고 할머니를 서로 모시고 싶어했습니다.

 

"할머니! 우리집에 오셔요."

 

"아니예요. 우리 집에 꼭 오셔야 해요. 할머니가 주무실 방이 마련되어 있어요."

 

"우리 할머니예요. 할머니 우리집에도 꼭 오셔야 해요."

 

여기저기서 할머니를 받들어 모셨습니다.

 

할머니는 편안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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