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도반)스님을 위한 희생정신 [동화원고]
친구(도반)스님을 위한 희생정신
옛날 지리산에 공부하는 두 스님이 살았어요.
스님들은 여름과 겨울에 3달 동안씩 참선 공부를 하는데 이것을 '안거'라고 하지요.
겨울에 하는 공부는 '동안거', 여름에 하는 공부는 '하안거'라고 하는데, 이 두 스님은 '동안거'를 하게 됐어요.
밥짓는 일과 반찬 만드는 일, 청소도 나누어서 법당과 부엌, 마당과 정랑(화장실) 청소를 분담하여 각자 자기가 맡은 소임을 다해 살며 동안거 참선 공부를 시작했어요.
그렇게 서로 도와가며 열심히 '동안거'를 지내고 1월 15일 동안거공부가 거의 끝나갈 무렵 추운 날씨에 먹는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공부에만 너무 힘을 기울인 두 스님들 중에 한 스님이 시름 시름 앓기 시작했어요.
머리에는 열이 팔팔났고 온 몸에서는 땀이 비오듯이 쏟아졌으며 자꾸 오한이 들고 입맛이 딱 끊어졌으나, 싶은 산속이라서 약을 구하지도 못하고 더구나 돈도 없어서 계속 아프기만 했어요.
함께 공부하던 친구 스님은 밤잠도 못자고 계속 병간호를 했어요.
이윽고 날이 밝자 친구 스님은 잠깐 아랫마을에 다녀오겠다더니 한낮이 지나고 해가 기울어도 깜깜무소식이었습니다.
혼자 남게된 아픈 스님은 병에 차도가 없이 더욱 심해져서 정신이 오락가락했고 일어설 기운조차 없었습니다.
밤10시가 넘어서야 밖에서 인기척이 났습니다.
방문을 열고 들어온 스님의 손에는 정성스럽게 마련한 약한사발이 들려있었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지리산 깊숙히 자리한 암자에서 가장 가까운 한약방까지는 40리 밖이였으니 교통수단 이라고는 장날에만 달구지가 있었을 뿐 차를 구경조차 할수 없던 옛날 시골에서 친구 스님을 위해 장장 왕복 80리 길을 매서운 바람을 타고 걸어가서 돈도 없었으니까 쌀을 탁발해서 또 그 쌀을 팔아서 돈으로 바꾼 후 약을 지어 왔으니 그 친구 스님의 정성은 얼마나 지극했을까요?
아픈 스님은 그 헌신적인 정성에 아이처럼 엉엉 울어버렸대요.
부처님의 자비사상은 바로 이런 헌신적인 마음이예요.
두 스님은 그 후에도 서로 도와가며 함께 열심히 공부를 했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