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페이지

일반자료실

메뉴보기
home 커뮤니티 일반자료실

일반자료실

내소사 대웅 전 [동화원고]

관리자 | 2009-08-06 | 21746

내소사 대웅 전

 

 

내소사는 전라북도 부안의 변산반도에 있습니다.

 

어느날 내소사에 까닭 모를 불이 나서 대웅전이 다 타버렸습니다.

 

그래서 스님들은 대웅전을 새로 짓기 위하여 백일 기도를 했습니다.

 

큰집을 짓는데는 보통 목수로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목수 중에서도 훌룽한 우두머리 목수인 도편수를 구하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주지 스님의 꿈에 부처님이 나타나 일러 주셨습니다.

 

"내일 아침 일찍 일주문 밖에 나가면 도편수가 있을 것이다."

 

주지 스님은 선우라는 상좌스님을 불렀습니다.

 

"일주문 밖에 나가면 도편수가 와 계시니 모시고 오너라."

 

선우 스님이 일주문 밖에 나가 보니 도편수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어떤 거지가 일주문에 기대어 자고 있었습니다.

 

선우 스님은 주지 스님에게 돌아 와서 보고했습니다.

 

"밖에는 도편수가 없습니다."

 

"밖에 아무도 없더라는 말이냐?"

 

"예, 다만 거지가 일주문에 기대어 자고 있었습니다."

 

주지스님은 한참동안 생각하더니 다시 말했습니다.

 

"가서 그 거지를 데려오너라."

 

선우 스님은 다시 나가서 거지를 데리고 왔습니다.

 

주지 스님은 그 거지에게 대웅전 짓는 일을 맡아 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그러나 거지는

 

"아닙니다. 저는 절을 지을 줄 모릅니다.  한낱 거지일 뿐입니다."

 

하며 거절을 하였습니다.

 

주지 수님은 거지의 눈동자를 보고 이미 예사 사람이 아닌 줄 짐작하고 다시 간절하게 부탁하였습니다.

 

거지는 다음 날 부터 산에 가서 나무를 베어 나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거지는 기둥을 깎지도 않고 서까래를 다듬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3년동안 내내 나무란 나무는 모두 목침만한 크기로 토막을 내어 다듬는 것이었습니다.

 

선우 스님은 무언가가 잘못되어 간다고 생각했습니다.

 

"저 사람은 도편수가 아니고 한낱 거지일 뿐이야. 오갈데가 없으니까 밥이나 얻어 먹으려고 도현수인 체하는 거야."

 

이렇게 생각한 선우 스님은 나무 토막 하나를 몰래 감추었습니다.

 

마침내 나무 토막 깎기를 다 마친 거지는 토막의 숫자를 세더니 이상하다는 듯 세어보고 또 세어 보고 하였습니다.

 

그러더니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흘리며 주지 스님에게 말했습니다.

 

"저는 아직 법당을 지을 인연이 멀었나 봅니다."

 

"무슨 까닭이요?"

 

"재목 하나를 덜 갂았습니다. 이런 정신으로 어찌 감히 법당을 짓겠습니까?"

 

곁에서 듣고 있던 선우 스님은 깜짝 놀라 감추었던 목침을 내놓으면서 용서를 빌었습니다.

 

거지 도편수는 선우 스님의 감춘 나무토막은 깨끗하지 못하다고 빼놓고 법당을 지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내소사의 법당은 목침하나가 빠진 채 빠꼼히 비어 있습니다.

 

법당은 다 이루어졌는데 문제가 또 하나 남았습니다.

 

그것은 단청을 하는 일입니다.

 

스님들은 단청을 잘 하는 화공을 찾기 위하여 7일동안 기도를 올렸습니다.

 

7일째 되던 날 밤 어떤 사람이 단청을 해주겠노라고 스스로 찾아왔습니다.

 

그 사람은 법당으로 들어가며

 

"앞으로 백일 동안 절대 법당 안을 들여다보지 마시오."

 

하며 법당의 모든 문을 안에서 걸어 잠가 버렸습니다.

 

선우 스님은 이번에도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참다 못해 99일째 되던 날

 

'이제 하루 밖에 안 남았으니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보아야지.'

 

하며 법당 문에 구명을 뚫고 들여다보고 말았습니다.

 

들여다보니 법당 안에 화공은 없고 파랑새 한마리가 자기의 깃털을 뽑아 입에 물고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그림을 그리던 새는 깜짝 놀라 후드득 문 밖으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그래서 내소사의 법당 천장에는 양쪽으로 그려져 있어야할 용과 선녀의 그림이 왼쪽에만 그려져 있고 오른쪽은 빈채로 남아 있습니다.

 

그것은 꼭 하루 걸려 그림 만큼의 분량입니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거지 도편수는 호랑이가 사람으로 몸을 바꾼 대호 선사였고, 파랑새는 관음 보살의 화신이었다 합니다.

 

-끝-

 

첨부파일 | 첨부파일 없음

목록

| |
등록
※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댓글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

Warning: Division by zero in /home/dongja/html/SW_config/Function_protank.php on line 282

Warning: Division by zero in /home/dongja/html/SW_config/Function_protank.php on line 283

Warning: Division by zero in /home/dongja/html/SW_config/Function_protank.php on line 2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