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과 꿩 그림자 [동화원고]
사냥꾼과 꿩 그림자
어떤 사냥꾼이 이 산 저 산으로 돌아다니며 꿩사냥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너무 목이 말라 샘에 가서 엎드려 벌컥 벌컥 물을 마셨습니다.
그런데 물을 마시며 보니 뱀 한 마리가 잔잔한 물결에 휩싸여 사냥꾼의 목안으로 들어와 버렸습니다.
사냥꾼이 깜짝 놀라 토하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뱀은 나오질 않았습니다.
배 안으로 들어온 뱀이 온갖 몸부림을 치며 뱃속을 갉아먹는지 배가 아파 오기 시작했습니다.
사냥꾼은 집으로 돌아와 몸져 누워 끙끙 앓게 되었습니다.
약을 써도 아무런 효험이 없어 그 사냥꾼은 날이 갈수록 여위어 가고 고통스러워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스님 한분이 그 사냥꾼의 집에 오시게 되었습니다.
사냥꾼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스님께서는 병을 고쳐줄 수 있으니 함께 그 샘까지 가지고 하셨습니다.
사냥꾼은 병을 고쳐 준다는 스님의 말을 믿고 불편한 몸을 이끌고 스님과 함게 산 속의 샘에 갔습니다.
그리고 스님이 말씀대로 다시 물을 마시기 시작하자 뱀이 또 사냥꾼의 입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닙니까?
깜짝 놀란 사냥꾼이 벌벌떨자, 스님은 껄껄 웃으시며 말했습니다.
사냥꾼의 입안으로 들어간 것은 뱀이 아니라 사냥꾼의 모자에 꽂은 꿩의 깃털 그림자라고 말입니다.
그 말을 듣고 사냥꾼이 샘을 보니 정말 꿩의 깃털이 물에 비치어 뱀처럼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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