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를 먹는 쥐 [동화원고]
호미를 먹는 쥐
어떤 상인이 창고를 가진 주인에게 호미 오백개를 맡기려 했어요.
"시골에 다녀올 동안 이 호미를 좀 맡겨 둡시다. 시장에 내다 팔 상품입니다."
두 사람은 잘 아는 사이지요.
"걱정마세요. 잘 보관 했다가 드리지요. 저기 창고에 갖다 두세요."
상인은 고맙다는 인사를 한 다음 고향에 볼 일을 보러 떠났어요.
그런데 창고를 가진 주인 여자는 나쁜 마음이 들었어요.
"호호호, 이것 참 수지맞는 일이 굴러 들어왔군."
창고 주인은 상인이 맡긴 호미를 팔아서 그 돈을 자기가 가졌어요.
그리고 호미가 있던 자리에는 쥐똥을 뿌려 두었어요.
얼마 후 상인이 돌아와 밭긴 호미를 달라고 했어요.
"어떡하죠? 그세 쥐가 호미를 다 먹어 버렸어요. 이거 보세요. 쥐가 호미를 먹고 이렇게 창고를 어지럽혀 놨네요."
"허허, 그것 참. 호미를 먹는 쥐도 있군요. 쥐가 먹은 거라면 할 수 없지요."
그리고는 창고 주인의 아들을 강가로 데리고 갔어요.
같이 목욕을 한 다음 친구 집에 가서 아이를 맡겼어요.
그는 아이를 맡긴 다음 창고 주인에게 헐레벌떡 달려갔어요.
"이거 야단났습니다! 강에서 목욕을 하다가 매 한마리가 날아와 아이를 채갔지 뭡니까?"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매는 아이를 채어가지 못해요."
"그러나 사실이예요."
"아니예요, 이건 사기예요. 관가에 가서 재판을 받도록 해요."
창고 주인은 상인과 재판관 앞으로 갔어요.
"재판관님, 이 사람은 사기꾼입니다. 남의 아이들 데리고 가서 감추어 놓고 매가 채어갔다고 우기고 있습니다. 세상에 아이를 채어가는 매가 어디 있습니까?"
이때 상인이 말했어요.
"제가 이 주인을 재판관 앞에 오도록 하기 위해서 이야기 한 일입니다."
주인은 호미를 맡겼다가 사기당한 이야기를 했어요.
이야기를 다 들은 재판관은 이렇게 판결을 내렸지요.
"먼저 창고 주인은 오백 개의 호미 값을 물어주어라! 호미 값을 주면 아이는 저절로 찾게 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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