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에 매달린 사람 [동화원고]
풀뿌리에 매달린 사람
깊은 우물 속에 빠지게 된 사람이 겨우 풀뿌리를 잡고 매달려서 버둥거리고 있었습니다.
위를 올려다 보니까 우물 옆에 서있는 큰 나무가지가 우물 위로 뻗어 하늘을 가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나뭇가지에서 가끔 달콤한 꿀이 버둥거리고 있는 그 사람 입에 똑똑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또 정신을 차리고 살펴보니까, 흰 쥐 두마리가 온 몸을 지탱하고 있는 풀뿌리를 번갈아가면서 갉아먹고 있었습니다.
이 쥐들이 풀뿌리를 조금만 더 갉아먹으면 이 사나이는 깊은 우물 속으로 빠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람은 하늘을 덮고 있는 나무가 뜨거운 햇볕을 가리고 있어 더위를 피할 수 있고, 큰 비가 오더라도 나뭇잎이 가려 줄 것이고, 큰 바람이 불어도 우물 속이라 바람을 타지 않을 것이고 또 나무에서 떨어지는 꿀방울로 요기가 되고 갈증을 면할 수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어느덧 이런 상황에 길이 들었고 그생활에 만족하게되어 이 위험한 우물에서 빠져나올 생각도 안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상태에 있는지 생각도 안하고 입을 벌리고 떨어지는 달콤한 꿀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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