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을 걷어차다 [동화원고]
입을 걷어차다
옛날 한 부자가 살았습니다.
하인들은 서로 주인의 환심을 사려고 갖은 아첨을 다 떨었습니다.
심지어 그 부자가 가래침을 밷으면 시종들은 달려가서 그것을 밟아 문지르는 일까지도 서로 먼저 하려고 다투었습니다.
어떤 미련한 시종이, 자기도 그렇게 하여 주인의 눈에 들도록 해야겠는데, 번번이 잽싼 놈들 때문에 자기에게는 차례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이래선 안되겠다고 궁리한 끝에 그는 이런 꾀를 생각해 내었습니다.
'그가 침을 밷을 때 나는 침이 땅에 떨어지는 것을 기다리지 말고 얼른 쫓아가서 밟아 버려야겠다'
마침,
부자가 가래침을 밷으려고 하였습니다.
미련한 그 시종은 얼른 발을 들어서 주인의 입을 걷어 차버렸습니다.
부자의 입술이 터지고 이가 부러졌습니다.
부자는 꾸짖었습니다.
"네 이놈, 어찌 감히 내 입을 차느냐?"
어리석은 시종은 대답하였습니다.
"만일 주인 어른의 침이 입에 나와 땅에 떨어지면, 곁에 사람들이 얼른 밟아 버리기 때문에 제게는 차례가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침이 입에서 나오는 순간에 먼저 밟으려고 한 것이 그만 그렇게 되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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