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미륵과 노총각 [동화원고]
돌미륵과 노총각
어느 시골에 착하고 효성이 지극한 노총각이 늙은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았습니다.
이 노총각은 매일 나무를 하러 산에 올라갔어요.
하루는 나무를 찾아 헤매다가 이끼가 낀 돌미륵을 발견했는데 너무 오랫동안 물에 묻혀 있었던 돌미륵을, 솔가지를 꺾어서 이튿날 빗자루와 수건으로 정성들여 깨끗이 닦고 보니 마치 살아서 숨쉬는 듯했대요.
노총각은 그날부터 산에 나무를 하러 갈때마다 돌미륵앞에서 미륵과 이야기를 하곤 하였대요.
그러면 돌미륵은 알았다는 듯 눈가에 미소를 띠우는 듯 보였어요.
"돌미륵 우리 어머니께서 병환으로 누워 계시는데 하루빨리 낫게 해 주십시요."
노총각은 간절히 이야기한 후 집으로 돌아와 보니 어머니는 병이 다 나아 자리에 앉아 계셨드랬어요.
노총각은 놀라면서 마음속으로 돌미륵이 어머님의 병을 낫게 해 준것이라 생각하고 감사의 기도를 더렸대요.
그 후로 노총각과 돌미륵은 더욱 가까와 졌어요.
노총각이 산으로 나무하러 간 후면 어머니는 집안 일을 다 해야하므로 빨리 결혼을 하여 신부를 맞이하여 어머니를 편히 모실 생각을 하였대요.
"돌미륵 저하고 장기 내기를 하셔요. 그래서 돌미륵이 이기시면 제가 밥을 대접할 것이고, 제가 이기면 저를 장가 보내주셔요. 네?"
그리고는 자기가 돌미륵 대신 대답하였어요.
장기판이 벌어졌어요.
노총각은 정직하게 두었대요.
돌미륵 차례에도 지혜를 짜내어 양심껏 둔 결과 아슬아슬하게 노총각이 이겼대요.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자기 혼자서 둔 장기판이므로 장기를 이겼어도 당장 신부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어찌 생각하면 부질없다는 생각에 앉아 있다가 그냥 잠이 들어 버렸대요.
꿈을 구었어요.
"여기서 잠을 자고 있지 말고 빨리 신부를 찾아야지. 응? 이 산을 넘어 가면 대웅전이 있다. 법당 안에서 절을 하고 있는 색시가 바로 노총각의 신부가 될 사람이다."
깜짝 놀라 잠을 깬 노총각은 서둘러 그 절로 가보니 정말 꿈대로 한 처녀가 기도를 드리고 있었어요.
같은 꿈을 꾼 두 사람은 곧 부부가 되어 어머니를 잘 모셨대요.
점점 부자가 되었고 돌미륵을 위하여 공양 올리는 일도 잊지 않고 올리고 비에 맞지 않겠끔 집도 지었대요.
이 소문을 듣고 마음씨 나쁜 노총각이 찾아와
"네가 장가를 든게 돌미륵과 장기를 두어 이겼기 때문이냐?"
마음씨 나쁜 노총각은 장기판을 들고 노총각처럼 미륵님을 찾아 갔대요.
그런데 돌미륵 차례에는일부러 엉터리로 두고 자기 차례에는 이롭게 두고 몇번을 두니 그 마음씨 나쁜 노총각이 금방 이겼대요.
그날 밤 꿈을 꾸었는데 돌미륵이 나타나서
"이 너머 집에 가면 색시감이 기다리고 있을테니 가보아라"
해서 마음나쁜 노총각은 기쁘하면서 뛰어 갔대요.
정말 집에 가니 예쁜 처녀가 있었대요.
그 처녀는 혼자 살고 있었대요.
그 마음나쁜 노총각은 처녀를 따라 가보자 으리으리한 집에 금은 과 돈이 많았대요.
마음나쁜 노총각은 매우 기뻐서 그 집에서 잠을 잤대요.
그런데 한 참을 자다보니 지붕 위로 사람들이 보여서
"왜 남의 지붕위로 다니느냐"
고 고함을 질렀대요.
그날은 장날이었는데 장보러 가던 사람들이 웬 총각이 다리 아래 누워서 소리 지르는 것을 보고 내려가서 그 총각을 정신 차리게 하였대요.
돌미륵은 양심껏 장기를 둔 노총각은 결혼을 시켜주고 거짓으로 둔 마음나쁜 노총각에게는 벌을 내린 이야기래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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