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못마시는데‥‥[동화원고]
다 못마시는데‥‥
목이 마른 친구를 개울가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러나 그 친구는 물만 잔뜩 노려볼뿐 좀처럼 물을 마시려고 하지를 않았습니다.
옆에서 보고 있던 친구는 하도 애가 타서,
"자네, 아까 몹시 목이 마르다고 하지 않았나‥‥"
"그랬지, 그래서 지금 생각하고 있는 중이야."
"생각은 무슨 생각이야. 어서 꿀꺽꿀꺽 마시면 되지 않나. 목이 마르다고 해서 여기까지 오지 않았나?"
"잘 알아"
"그렇다면 어서 마시라고‥‥"
그러나 목이 마르다고 한 그 친구는 좀 난처하다는 듯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자넨, 내가 이 물을 다 마실 수 있다고 생각하나?"
데리고 온 친구는 더욱 의아해져서,
"뭐라고? 천명이 오면 이 물을 다 마실 수 있겠나?"
하고 비양거리자,
목이 마른 친구는
"그러니 내가 망설이는 걸세. 다 마시지도 못할 것을 어떻게 마시겠나. 그러니 생각 좀 해보게"
"예끼 이 친구야. 맘대로 생각해 보게."
데리고 갔던 친구는 목마른 친구를 두고 가버렸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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