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하는 신하

나이가 많으신 노인을 내다 버리는 [기노국]이라는 나라가 있었습니다.

그 나라에서는, 누구든지 노인이 되면 멀리 산이나 들에 내다 버렸습니다.

왕을 가까이에서 받드는 한 신하가 있었습니다.

그 신하는 아버지를 모시고 살고 있는데

'법이 아무리 엄하다 해도 나이가 많으신 아버지를 차마 버릴수가 없다'

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땅 밑 깊은 곳에 굴을 파고 집을 지어 나이 많으신 아버지를 남이 모르게 숨겨 두고 정성스럽게 잘 모시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 나라에 한가지 큰 일이 생겼습니다.

어느날 신이 나타나서 왕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여기 뱀 두마리가 있다. 이중에서 암컷과 수컷을 가려내라. 만일 가려내지 못하면 이 나라를 아주 없애 버리겠다."

그러나 뱀을 가려낼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정말 큰 일이었습니다.

왕은 그 뱀을 가려내는 사람에게 많은 상을 주겠다고 세상에 널리 알렸습니다.

신하는 집에 돌아와 아버지께 살며시 여쭤 보았습니다.

"그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부드러운 보료위에 뱀을 올려 놓으면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것은 수컷이고 가만히 있는 것은 암컷이니라."

신하는 왕에게 아뢰어 어려움에 처해 있는 나라를 구했습니다.

그 다음에도 신은 어려운 문제를 자꾸자꾸 내 놓았습니다.

어느 누구도 풀지 못했지만 신하는 그 문제를 아버지께 살며시 여쭈어서 언제나 바른 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어려운 물음에 대한 바른답은 신을 몹시 기쁘게 하였고 왕도 대단히 기쁘게 해 주었습니다.

어느날 왕은 여러가지 어려운 문제를 풀은 사람이 신하의 아버지인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그 신하를 갸륵하게 여긴 왕은 노인을 내다버리는 법을 없앴고 또한 나이가 많으신 노인에게는 효도를 다하여 정성스럽게 노인을 모시도록 명령을 내렸습니다.

-끝-